사무엘 상 · 하

사무엘서는 사무엘이라는 인물이 태어나는 이야기부터 시작 되는데 그 시기는 사사시대가 끝나고 왕정시대가 시작되는 때로서 영적 암흑기였다. 백성들의 신앙생활은 식고 신앙의 지도자는 타락한 생활에 빠져 있었다. 그런 영적 암흑기에 백성들의 영적 지도자로 등장하여 신앙의 회복을 부르짖는 인물이 사무엘이다. 사무엘이 활동하던 시기의 이스라엘 사회는 왕정 제도 도입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던 때로서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이 이스라엘에 공존하고 있었다. 첫째는 사사들의 통치체제로는 주변의 왕정국가들의 침공, 특히 블레셋의 침공을 당해낼 길이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왕정제도를 세우자는 현실론적 입장이고 둘째는 왕을 세우면 왕이 백성들 위에 군림할 수 있기에 세우지 말자는 이상론이었다. 사무엘은 현실론과 이상론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백성들의 요구에 못 이겨서 왕을 세우게 되는데 바로 사울왕과 다윗왕이다. 이 두 왕은 아주 대조적 인물로서 둘 다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았지만 사울왕은 실패한 왕으로, 다윗왕은 성공한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전하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왕권을 엄격히 제한하고 왕의 권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왕에게 끊임없이 경고 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왕이 다른 이방족속처럼 무소불위의 권세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고자 애쓰는 것이다. 하지만 사울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제사 드리는 일까지 주관하여 제사장의 영역을 침범하였으며, 아말렉 전투에서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가축들까지 빼돌리는 불순종의 태도를 보였고 자신의 한일이 그렇게 큰 죄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였다. 이에 비해 다윗은 예언자의 말을 존중했고 죄를 깨닫고는 즉시 참회의 기도를 드릴 줄 아는 겸손함이 있었으며,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일개 예언자의 비판에 거꾸러지고, 회개의 무릎을 꿇었다.

열왕기 상·하

열왕기서에는 두 흐름이 있는데 하나는 ‘예언자의 활동을 담은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왕들의 행적을 담은 이야기’이다. 이 두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섞여 있는 것이 열왕기서 구조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언자의 흐름이다. 예언자들의 흐름이 큰 가지라면 왕들의 흐름은 거기서 뻗어나온 잔가지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열왕기서는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이스라엘 왕조실록’이며 왕들의 행적뿐만 아니라 왕들의 평가까지 기록하였다. 열왕기서는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의 모든 왕들에 대해서 잘했다, 잘못했다,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판단의 기준은 한마디로 ‘신앙’이다. 전체적으로 열왕기서에 나타난 분열왕국 시대 왕들의 신앙평가에 있어 대표적인 선한 왕의 대명사는 다윗왕이고, 악한 왕의 대명사는 북왕국(이스라엘)을 세운 여로보암왕이다. 전체적으로 남왕국 왕에 비해 북왕국 왕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 구약성경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바로 예루살렘이 멸망한 사건이다. 예루살렘 성전이 바벨론 군대에 의해 함락되었을 때 유다 백성들은 신앙적으로 엄청난 동요를 겪게 되는데, 이때 예언자들의 가르침은 ‘예루살렘이 망한 것은 하나님의 힘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조상들의 잘못 때문도 아니고, 바로 우리들이 하나님 앞에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심판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백성들이 할 일은 자신들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 돌아와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역사속에 담은것이 열왕기서이다. 따라서 이는 유다 민족의 참회록이고 신앙의 반성문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상 · 하

구약에는 열왕기서와 비슷한 역사서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역대서이다. 하지만 두 역사서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먼저 시대적 배경이 다르다. 열왕기서는 유다민족이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한 후부터 기록되었지만 역대기는 유다민족이 바벨론 포로생활을 모두 마친후 고국으로 돌아오는 시기에 기록되었다. 그 무렵의 최대과제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공동체(나라)를 만들어 가느냐에 있었다. 때문에 그 시대는 모범적이고 본받을 만한 역사와 인물이 필요했다. 따라서 열왕기가 반성의 역사라면 역대기는 본보기의 역사이다. 따라서 역대서의 역사는 다윗왕과 솔로몬 왕의 행적과 업적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들의 공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역대서의 특징이다. 또한 귀환한 백성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남왕국 백성들이 앞장서서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을 본받아 새로운 나라를 세우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대서는 절망에서 일어나 희망을 보려는 자의 시선으로 봐야만 은혜와 감동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