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체성과 종교 패러다임

개신교 감소에 대한 이론들

통계청에서 발표했던 '200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개신교는 유독 다른 종교에 비해 그 수가 감소했다. 그 감소의 원인을 추적해 보고 연구해 본 결과, 단순한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의 종교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 특히 영성에 대한 관심이 중요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의 의미를 살펴보면 현대 한국 사회에서 교회를 다니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개신교는 왜 감소했는가? '세속화 이론'은 사람들이 종교 자체를 별로 안 믿는다는 이론이다. 유럽에 있는 교회를 보면 문 닫는 곳이 많다. 이 이론의 일부는 맞는 것 같다.

요즘 들어서는 '탈세속화론'이 나왔다. 현대 사람들이 교회를 안 나올 뿐이지 종교를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직화한 교회는 안 나가지만 알고 보면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서양 사람들이 동양 신비주의에 많이 빠져 있다.

또 다른 이론으로 '박탈 보상 이론'이 있다. 사람들이 여러 가지 박탈당한 것을 찾으려고 종교를 찾는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실제 우리나라 60~70년대 한국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잘 보여 준다. 경제적·사회적·육체적 박탈 때문에 교회에 와서 천국 보화를 쌓고, 복 받고 치유받는 것으로 위로받았다. 이렇게 해서 개신교가 늘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있지만 지금 줄어드는 것은 증명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는 '과도기 이론'이다. 이 이론은 목회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말한다. 교회가 비록 문제는 있었지만 제 역할을 해 왔기에 사회와 소통을 할 수 있어서 성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감소는 교회가 한계에 이른 탓이다. 예를 들어 현대사회에서 교회를 바라볼 때 '교만하다. 대통령이 장로라 위기가 왔다' 등의 시선이 이를 보여 준다. 왜 한국교회는 현재 섬기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가. 그로 인해 결국 한계에 이르렀다. 한국교회의 성장이 멈춘 이유는 사회와 소통하는 통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해 살펴보면 한국교회는 성장하는 패턴이 있었다. 교단이 움직이지 않고 교회가 움직였다. 전쟁 이후에는 영락교회, 산업 시대에는 순복음교회가 성령 운동으로 패턴을 이끌어 왔다. 그 이후 경배와 찬양, 제자 훈련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민주화 시대가 되자 교회가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시대마다 교회의 흐름이 있었는데 지금은 끊겼다. 아니 끊겼다기보다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것은 봉사와 영성 이 두 가지다. 봉사와 영성을 가지고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방향을 잡아야 한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